전이성 대장암 항암치료 후 변화, 오가노이드 연구로 본 암세포의 차이

MEDICAL RESEARCH

항암치료 이후,
암세포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국립암센터·KAIST 연구진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로 전이성 대장암의 암세포 계통과 유전적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Nature Communications
먼저 읽는 핵심 내용
  • 같은 종양 안에서도 암세포 계통마다 서로 다른 유전적 변화가 축적됐습니다.
  • 활발히 증식하는 암세포에서는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많이 관찰됐습니다.
  • 휴면 상태의 암세포와 재발·치료 저항성의 직접적인 관계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01 · 연구 배경

전이성 대장암의 변화를 추적한 이유

항암치료를 받은 뒤 암세포에는 어떤 변화가 남을까요? 국립암센터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진이 전이성 대장암에서 암세포의 증식 상태에 따라 항암치료와 관련된 유전적 변화가 다르게 나타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이성 대장암은 암이 처음 발생한 부위를 넘어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전이가 일어난 뒤에도 암세포의 유전적 특성은 질병의 진행과 항암치료 과정에서 계속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존 연구는 여러 종류의 암세포가 섞여 있는 종양 조직 전체를 분석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습니다. 이 방법은 종양의 전반적인 특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개별 암세포가 어떤 변화를 축적해 왔는지, 어느 세포 계통이 살아남아 전이를 형성했는지까지 세밀하게 살펴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 김번 교수와 KAIST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02 · 연구 방법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로 암세포 계통 분석

연구팀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 6명의 원발암과 전이암 조직에서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인 투모로이드(tumoroid)를 구축했습니다. 원발암은 처음 발생한 암을, 전이암은 다른 부위로 퍼진 암을 뜻합니다.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조직에서 얻은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실제 조직의 특성을 일부 재현한 연구 모델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종양 조직의 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암세포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에서 암세포 하나씩을 분리하고, 이를 각각 독립적으로 배양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단일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클론을 비교하면 서로 다른 암세포 계통이 어떤 유전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구분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어 오가노이드 클론과 종양 조직 18개를 대상으로 전장유전체분석을 실시했습니다. 암세포들이 축적한 유전적 변화를 비교하고, 그 관계를 계통수 형태로 재구성해 암세포의 진화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단일 암세포를 분리·배양하고 전장유전체분석을 실시한 연구 방법

연구 방법 인포그래픽

암세포 하나에서 시작한 연구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로 암세포 계통 추적

01 환자 6명 전이성 대장암
02 종양 조직 18개 원발암·전이암
03 단일 암세포 분리·독립 배양
04 유전체 분석 암세포 계통 재구성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출발해 개별 암세포 계통의 유전적 변화를 비교한 연구입니다.

03 · 암세포 계통

같은 종양 안에서도 달랐던 암세포

분석 결과, 전이성 대장암의 암세포들은 모두 같은 유전적 특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집단으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여러 세포 계통으로 나뉘면서 계통마다 서로 다른 돌연변이를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분석 사례에서는 전이암 세포들이 암의 진행 과정에서 형성된 특정 세포 계통을 공통 조상으로 공유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원발암에 존재하던 암세포 계통 가운데 일부가 선택적으로 살아남아 전이를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종양 전체의 평균을 넘어, 개별 암세포의 이력을 보다

단일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한 종양 안에 함께 존재하는 암세포 계통들의 차이와 변화 과정을 더 세밀하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04 · 유전적 변화

세포당 평균 약 1,400개의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

연구팀은 항암치료와 관련된 유전적 변화가 암세포에 얼마나 축적돼 있는지도 분석했습니다.

대표적인 대장암 항암제인 5-플루오로우라실(5-FU)과 옥살리플라틴을 투여받은 환자의 암세포에서는 세포당 평균 약 1,400개의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가 확인됐습니다. 이는 전체 돌연변이의 약 8%에 해당했습니다.

이 수치는 이번 연구의 분석 대상에서 관찰된 값입니다. 연구진은 돌연변이의 수뿐 아니라 서로 다른 암세포 계통에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분포하는지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암세포당 평균 약 1,400개의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가 관찰됐으며 전체 돌연변이의 약 8%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

핵심 수치 인포그래픽

전이성 대장암 연구, 핵심 결과

암세포 하나당 평균 약 1,400개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
전체 돌연변이 중 약 8%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 비중

분석 대상 환자에서 관찰된 값입니다.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의 수와 비중을 나타낸 값이며, 치료 효과나 재발률을 뜻하는 수치는 아닙니다.

05 · 증식과 휴면

증식하는 암세포와 휴면 암세포의 차이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가 모든 암세포에 같은 정도로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암세포의 증식 속도에 따라 차이가 관찰됐습니다.

세포분열이 활발한 암세포에서는 항암제와 관련된 유전적 변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축적됐습니다. 반면 세포분열을 멈췄거나 매우 느리게 증식하는 휴면 상태의 암세포에서는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적게 관찰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암세포의 증식 상태에 따라 항암치료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증식하는 암세포와 휴면 상태의 암세포에서 관찰된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 축적의 차이

암세포 비교 인포그래픽

증식 속도에 따라 달라진 유전적 변화

활발한 세포분열

증식하는 암세포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

상대적으로 많음
분열 정지·느린 증식

휴면 상태의 암세포

항암제 관련 돌연변이

상대적으로 적음

연구에서 관찰된 차이를 설명한 개념 비교입니다.

암세포의 증식 상태에 따라 항암제 관련 유전적 변화의 축적 정도가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세포분열이 활발한 암세포는 항암제의 영향을 받기 쉬운 반면, 휴면 상태의 암세포는 항암치료 이후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살아남은 세포가 나중에 다시 증식을 시작한다면 재발이나 치료 저항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암세포의 휴면 상태에 주목했습니다.

재발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앞으로 확인할 과제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유전적 변화와 진화 과정을 분석한 연구입니다. 휴면 암세포가 실제 환자의 재발을 직접 유발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기능 연구가 필요합니다.

06 · 연구의 의미

맞춤형 치료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

이번 연구의 의미는 종양 조직 전체의 평균적인 특성을 보는 데서 더 나아가, 암세포 하나에서 유래한 계통의 변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을 마련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항암치료 전후 암세포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과 특정 세포 계통의 생존·진화 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존의 종양 조직 분석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암세포 집단별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김번 교수는 환자의 원발암과 전이암 조직에서 만든 오가노이드를 다시 단일 암세포 단위로 분리·배양함으로써, 각각의 암세포 계통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기능 연구를 확대해 암세포의 휴면과 치료 저항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고, 환자별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이번 결과는 이러한 맞춤형 치료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개발사업과 국립암센터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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