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 절편 냉동보존 프로젝트

해마 절편 냉동보존 프로젝트

I. 배경

해마 절편 냉동보존 프로젝트(Hippocampal Slice Cryopreservation Project, HSCP)는 신경냉동생물학연구소(The Institute for Neural Cryobiology, INC)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자금 지원을 받아, UCLA에서 냉동생물학자 그레고리 파히 박사와 유리 피추긴 박사가 수행한 연구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해마 절편을 −130°C에서 유리화 방식으로 냉동보존하고, 다시 가온했을 때 생존성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었다.

해마는 장기강화(LTP, Long-Term Potentiation)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데 가장 중요한 뇌 부위로 여겨진다. 다른 어떤 뇌 조직보다 해마 절편을 이용한 신경생리학 실험이 많이 이루어진다. 해마는 산소 부족, 즉 허혈로 가장 쉽게 손상되는 뇌 조직이기도 하며,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부위 중 하나다. 해마는 의학적·신경생리학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그 절편을 연구하고 다루기 쉽다. 또한 다른 연구자들도 해마 절편을 광범위하게 연구해 왔기 때문에,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문헌과 장비가 상당히 많다.

HSCP에서는 피추긴 박사가 쥐의 뇌에서 채취한 해마 절편을 사용하고, 오슬로 챔버(Oslo Chamber)에서 생존성을 평가했다. 오슬로 챔버는 캐서롤 접시처럼 생긴 플라스틱 용기로, 공기가 공급되는 구획이 있어 온도·산소 공급·습도를 조절한 환경에서 해마 절편을 유지할 수 있다. 성체 쥐의 해마 절편은 오슬로 챔버에서 12시간 이상 살아 있을 수 있다. 쥐의 뇌에서 절편을 외과적으로 적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손상이 오슬로 챔버 안에서 회복되기도 한다.

(목차로 돌아가기)

II. 초기 실험

첫 실험에서는 여러 냉동보호제를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다시 제거하는 과정을 비교했다. 최고 농도에 도달하는 온도는 각각 22°C, 2°C, −22°C였다. 보호제를 제거할 때에는 삼투압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만니톨을 첨가했다. 이 실험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 능력을 측정하는 MTT 염색을 생존성 지표로 사용했다.

첫 실험에 사용한 냉동보호제는 에틸렌글리콜(자동차 부동액에도 사용됨), DMSO(디메틸설폭사이드), 글리세롤, 그리고 VEG였다. VEG는 ‘브이 이 지’라고 읽으며 영어 단어 ‘veg’처럼 읽지 않는다. VEG는 냉동보호제 혼합액 VS41A를 변형한 것이다. VS41A는 DMSO·포름아미드·프로필렌글리콜을 혼합한 유리화 용액인데, VEG에서는 프로필렌글리콜을 같은 중량의 에틸렌글리콜로 대체했다. 이름에 들어 있는 ‘EG’는 에틸렌글리콜을 뜻한다. [VEG는 특허 제6,395,467호에 해당하며, 21st Century Medicine(21CM)의 용액이다. 에틸렌글리콜 16.84% w/v, 포름아미드 13.96% w/v, DMSO 24.2% w/v로 이루어져 있고, 냉동보호제의 총농도는 55% w/v다.] 연구한 세 온도 중 두 온도에서 DMSO의 생존성 결과가 가장 나빴고, 그다음은 에틸렌글리콜, 세 번째는 글리세롤이었다. 전체적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낸 것은 VEG였다. 글리세롤이 DMSO보다 나았다는 결과는 이사무 스다가 공개하지 않은 전뇌 실험에서도 같은 우위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다음 문단 참조).

수십 년 전 일본의 실험 연구자 I. 스다는 고양이의 뇌 전체를 15% 글리세롤에 노출한 뒤 −20°C에서 5일 동안 보관했다. 이후 그 뇌의 뇌파(EEG) 패턴이 냉각하지 않은 고양이 뇌의 패턴과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NATURE 212:268–270 (1966), BRAIN RESEARCH 70:527–531 (1974)]. 스다의 연구를 따라 해마 절편을 30% 글리세롤로 처리한 다음, −20°C, −40°C, −76°C에서 12시간 보관하거나 각 온도까지 냉각한 직후 보관 없이 다시 가온했다. 이 실험과 이후의 모든 실험에서는 칼륨/나트륨 비율(K+/Na+ 비율)을 바탕으로 생존성을 평가했다. 특히 신경 조직에서는 세포가 나트륨 펌프를 이용해 막전위를 유지하는 능력이 측정하기 쉽고 신뢰할 수 있는 생존성 지표다. 이 평가에서 30% 글리세롤에 노출된 대조군은 70%의 생존성을 보였지만, −20°C까지 냉각해 보관한 절편은 사실상 죽은 상태였다. −40°C와 −76°C에 보관한 절편의 생존성은 약간 더 높았으나 15%를 넘지 않았다. −76°C에서 보관 없이 곧바로 가온해도 결과는 개선되지 않았다. 글리세롤 대신 30% VEG를 사용한 결과는 더 나빴다. VEG를 투입한 온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일 수 있다. VEG는 글리세롤보다 낮은 온도에서 투입해야 한다.

장기와 조직을 냉동보존하려는 시도는 얼음 결정으로 인한 동결 손상과 냉동보호제의 독성뿐 아니라 저온 손상이라는 현상에도 방해받는다. 이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해마 절편을 냉동보호제 없이 0°C에서 1시간 냉각한 다음 다시 가온해 평가했다. 그 절편의 생존성은 37°C에 유지한 대조군의 30%였다. 인공 뇌척수액(aCSF)에 담아 0°C에서 50분 유지한 해마 절편도 생존성이 30%였다. 일반 aCSF 대신 만니톨이 들어 있는 변형 aCSF(maCSF)를 사용해 0°C에 50분 노출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10% 글리세롤을 첨가하면 저온 손상이 다소 줄어드는 듯했고, 10% VEG를 첨가하면 생존성이 40%가 되었다. 25% VEG를 사용한 경우에는 만니톨의 첨가 여부와 관계없이 생존성이 50%였다. 이 결과는 VEG가 0°C에서 일어나는 저온 손상에 보호 효과를 보인다는 뜻이다.

실험을 반복하면서 37°C와 10°C에 둔 대조군, 그리고 10°C와 0°C에서 25% VEG로 처리한 절편을 비교했다. 37°C 대조군, 10°C 대조군, 10°C에서 25% VEG로 처리한 절편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반면 0°C에서 25% VEG로 처리한 절편은 생존성이 30% 감소했다. 이는 저온 손상이 10°C와 0°C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VEG를 15°C에서 투입했을 때는 결과가 더 나빴으므로, VEG 투입의 최적 온도는 10°C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C에서 VEG의 농도를 10분 간격으로 높이는 것보다 5분 간격으로 높였을 때 생존성이 더 좋았다. 이 온도와 노출 시간, 농도에서는 삼투압에 의한 손상보다 독성에 의한 손상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험에서는 VEG를 제거할 때 삼투압 손상을 완화하는 만니톨의 최적 농도가 300 mM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운반 용액은 냉동보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RPS−2(제2 신장 보존 용액)는 파히 박사가 신장 절편 연구를 토대로 1981년에 개발했다. 해마 절편을 오슬로 챔버에서 1시간 유지했을 때 RPS−2를 사용한 10°C 절편의 생존성은 37°C 대조군보다 실제로 50% 높았다. 다만 2시간 후에는 이 차이가 사라졌다. 10°C에서 RPS−2와 25% VEG를 함께 사용했을 때 생존성은 37°C 대조군과 완전히 같았다. 하지만 25% VEG는 유리화에 필요한 농도에는 못 미친다. RPS−2에 들어 있는 VEG의 농도를 10°C에서 50%까지 올리자 절편의 생존성은 37°C 대조군의 50%로 다시 낮아졌다.

다음 실험은 영하의 온도에서 저온 손상과 독성이 모두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었다. 10°C에서 VEG를 단계적으로 투입해 농도를 25%까지 높인 다음, −10°C에서 VEG 25%를 더 투입해 총농도를 50%로 만들고 다시 제거했다. 이 50% VEG 절편의 생존성은 37°C 대조군보다 약간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지는 않았다. 유리화에 필요한 VEG 농도는 53%로 추정되었다. −10°C에서 25% 대신 30% VEG를 추가했다가 제거해 총농도를 55%로 만들면, 생존성은 대조군의 77%가 되었다.

다음 실험에서는 53% VEG로 처리한 절편 한 집단을 −10°C에 유지했다. 다른 집단은 같은 농도로 처리한 후 유리화 온도인 −130°C까지 냉각했다가 다시 가온했다.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유리화하지 않은 53% VEG 절편의 생존성은 60%, 유리화한 절편의 생존성은 56%였다. VEG에만 노출된 절편과 VEG에 노출한 뒤 유리화한 절편 사이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험을 반복했을 때에는 유리화한 집단의 생존성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그다음 실험에서는 10°C에서 5분 간격으로 VEG를 투입하되, −10°C에서 마지막으로 투입하고 제거하는 단계에는 확산을 위해 10분을 주었다. 53% VEG에 노출하고 유리화하지 않은 절편의 생존성은 65%였다.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 절편을 유리화하자 K/Na 비율이 대조군의 42%에 그쳤다. 평형에 이르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투입과 제거의 모든 단계에 10분씩을 사용하면 유리화 및 탈유리화에 따른 손상은 완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독성은 증가했다. 그렇더라도 유리화 후 생존성은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의 최대 56%에 이르렀다.

이후의 실험에서는 얼음 형성 억제제, VEG보다 독성이 낮은 냉동보호제 혼합액, 그리고 유리화 전에 평형에 도달하도록 더 긴 시간을 사용했다. 새로운 실험 가운데 결과가 가장 나쁜 경우도 VEG로 얻은 최상의 결과와 같았고, 가장 좋은 경우에는 유리화한 절편과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의 변동 폭은 최대 ±25%로 매우 컸다. −130°C에서 유리화한 해마 절편의 평균 생존성은 75%였다. 연구진은 이 변동 폭을 줄이고 평균 생존성을 100%에 더 가깝게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목차로 돌아가기)

III. 초기 실험에서 얻은 발견 요약

  1. 현재 유리화로 얻는 K/Na 비율의 회복 정도는 동결 후 얻는 결과보다 최소 다섯 배 높다. 동결 실험에서는 스다가 사용한 것보다 더 높은 농도의 글리세롤을 썼는데도 그렇다.
  2. 0°C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면 저온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저온 손상은 +10°C와 −10°C 사이의 온도 구간에서 발생하며, 두 끝 온도 자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3. 냉동보호제는 저온 손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VEG는 글리세롤보다 저온 손상을 더 잘 줄인다.
  4. RPS−2를 VEG와 함께 사용하면 해마 절편의 생존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5. 유리화와 가온을 거친 후 K/Na 비율을 100% 회복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그 결과를 일관되게 얻을 수 없다. 실험 결과가 달라지는 원인을 제거하고 절차와 냉동보호제를 계속 개선하면 이 마지막 장벽을 넘을 수도 있다.

(목차로 돌아가기)

IV. 최종 결과

HSCP의 최종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치는 학술지 CRYOBIOLOGY 2006년 4월호에 발표되었다. [CRYOBIOLOGY 52(2):228–240 (2006)]. PDF 파일로도 볼 수 있다: 「유리화를 통한 쥐 해마 절편의 냉동보존」.

해마 절편을 0°C에서 aCSF 운반 용액에 담긴 50% w/v VEG로 처리했을 때 상당한 손상이 발생했다. aCSF 대신 RPS−2를 운반 용액으로 사용하자 그 손상이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연구에서 사용한 냉각 속도로 유리화하려면 VEG가 최소 53% w/v 필요했다. VEG 농도를 50% w/v에서 53% w/v로 올리면 −10°C보다 높은 온도에서 생존성이 상당히 감소했다. 반면 −10°C에서 −130°C까지 냉각하는 동안에는 추가 손상이 없었다.

냉동보호 용액으로 VEG 대신 VM3를 사용하자 생존성 문제가 해결되었다. VM3는 독성이 없었으며, 조직을 VM3에 노출했을 때 K/Na 비율이 90% 넘게 회복되었다. VM3로 처리한 절편을 −130°C까지 냉각해 유리화한 뒤 가온해도, VM3로 처리하기만 하고 냉각하지 않은 절편과 생존성이 같았다. VM3는 에틸렌글리콜 16.84% w/v, 포름아미드 12.86% w/v, DMSO 22.3% w/v, 폴리비닐피롤리돈 K12 7% w/v, ‘Supercool X−100’ 얼음 형성 억제제 1% w/v, ‘Supercool Z−100’ 얼음 형성 억제제 1% w/v로 구성된다. 운반 용액으로는 RPS−2 대신 LM5를 사용한다. LM5는 RPS−2보다 얼음 형성 억제제의 효과를 더 잘 극대화한다.

VM3로 처리한 해마를 −130°C까지 냉각했다가 다시 가온한 뒤 CA1과 CA3 부위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에서는 미세구조가 완전히 보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VM3 처리에서 얻은 90% 이상의 생존성 평가 결과와 일치한다. VEG와 VM3의 유리전이온도(Tg)는 모두 −130°C보다 3~4°C 높다. 따라서 이 시료들은 유리화되어 고체 상태가 된 것이다.

이 결과는 해마 절편을 −130°C까지 냉각한 뒤 다시 가온해도 생존성을 잃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냉동보호제에 관한 추가 논의는 「초기 21CM 세미나 요약」을 참고하기 바란다.

(목차로 돌아가기)

[벤 베스트 홈페이지로 이동] 홈페이지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