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오닉스: 구조의 확률
로버트 에팅거의 확률 이론과 저온보존 환자의 미래크라이오닉스: 구조의 확률
확률이라는 개념은 흔히 단순해 보인다. 실제로 전문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날마다 이를 유용하게 적용한다. 확률은 성공적인 삶은 물론 생존에도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근본적인 개념 가운데 일부는 매우 미묘하고 종잡기 어려워서 수학계의 거장들조차 자주 혼란에 빠졌다.
확률을 크라이오닉스에 적용하려 할 때, 우리는 생물학자와 수학자 같은 ‘전문가’를 포함해 거의 모든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두 개념을 결합하게 된다.
아래에서는 저온보존 환자가 입은 동결 손상과 그 밖의 손상을 궁극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근거를 요약하고 명확히 한 뒤, 확률 이론의 틀에 놓아 보려 한다. 일반인과 과학자는 이 접근법을 이해할 때 서로 다른 어려움에 직면한다.
일반인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태도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분석력과 판단력을 믿지 않도록 배워 왔다. 미군의 최고 통수권자는 대개 비전문가인 대통령이며, 기술을 판매하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도 엔지니어인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떠올려 보자. 그런데도 그들은 기술적 조언의 큰 줄기를 평가하고 이해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비과학자에게 아래 내용 중 일부는 지나치게 전문적이겠지만, 대부분은 쉽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직관이 왜 종종 옳은지 알게 될 것이다.
과학자는 더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 부정확하지만 관련 있는 자료보다 정확하지만 무관한 수치를 선호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그 뜻은 논의를 따라가면 분명해질 것이다.
기초를 놓는 첫 부분은 일반인과 과학자 모두에게, 서로 다른 이유로 가장 어려울 수 있다. 일반인은 수학 때문에 읽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수학 부분은 건너뛰어도 된다. 과학자는 주의 깊게 읽어 주기를 바란다.
대개는 정직한 일부 과학자도 크라이오닉스를 논할 때 윤리를 잊고, 확률을 계산하거나 그 계산의 근거를 제시한 적도 없으면서 성공 ‘확률이 낮다’는 전혀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그들 가운데 일부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
확률 이론의 기초
(이 설명은 약 45년 전에 내가 수행한 연구를 각색한 것이다. 그 연구는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검토와 승인을 받았다.)
접근법 A: 폰 미제스
널리 알려진 확률의 ‘빈도’ 이론 가운데 하나는 리하르트 폰 미제스가 주창한 이론이다.[1] 그에 따르면 실험에 관련된 사건의 확률은 동일한 실험을 무한히 반복할 때 그 사건이 일어나는 상대 빈도의 극한값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극한은 측도론의 의미이며, 반복 실험의 결과는 ‘위치 선택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무작위성을 지녀야 한다. (일반 독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큰 줄기는 차츰 분명해질 것이다.)
현실에서는 무한한 반복도 완전히 동일한 실험도 만날 수 없지만, 폰 미제스는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이론은 일반적으로 이상화한 수학적 모형을 이상적이지 않은 상황에 적용하며, 자신의 이론은 유용한 설명과 예측이라는 시험을 통과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확률이라는 전문 용어를 집단 현상이나 반복되는 사건에만 적용할 수 있고, 일상 언어에서 말하는 ‘고립된’ 사건이나 믿음의 강도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본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라는 두 시의 저자가 동일할 확률을 말한다면, 무한한 사례의 연속을 지목할 수 없으며 그런 ‘가능성’에 수치를 부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2]
몇 가지 의견을 덧붙이겠다.
a) 이상화한 반복에서도 실험들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정말 같다면 결과까지 같아서 확률이 아니라 확실성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양자 수준이 아닌 고전적 수준에서 하는 이야기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조작상 동일한 실험이지만, 동시에 실험자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지는 못해야 한다.
b) 폰 미제스의 설명에서 흐릿하게 넘어가는 점 가운데 하나는 어떤 확률도 정확히 알 수 없고 추정할 수만 있다는 것이다. 가령 완벽하게 대칭인 동전이 있어도 유한한 횟수의 시행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앞면이 나올 확률 p가 1/2 부근이라는 정도뿐이다. 그 추정에서 “p는 실제로 정확히 1/2이다”라는 결론으로 뛰어가려면 임의적인 추가 가정이 필요하다.
c) 라이프니츠는 실험 조건을 정확히 규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빈도 이론에 반대했다고 한다. 빈도주의자의 답변은 수학적 모형을 적용할 때 어느 정도 부정확성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인 듯하다. 하지만 폰 미제스 이론은 실제 적용에서 유난히 모호하다. 그 모호함이 이론의 유용성을 심하게 제한하는 듯하며, 제프리스[7], 코프먼[4]을 비롯한 많은 이가 실제 적용은 결국 직관에 의존하므로 진정한 빈도 이론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되었다.
특히 폰 미제스는 중요한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언제 ‘무한한 사례의 연속을 지목하는 것’이 가능한가? 다시 말해 어떤 기준으로 ‘반복되는’ 사건과 ‘고립된’ 사건을 구별하는가? 예를 몇 가지 들어 보자.
폰 미제스는 주사위를 던지는 일을 전형적인 반복 사건으로 분명히 인정한다. 하지만 그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주사위를 자주 던져 왔다는 사실은 기준이 될 수 없다. 전에 존재한 적 없는 12면체 주사위를 만들어 단 한 번 던진 뒤 파괴해도, 그 던지기는 마찬가지로 ‘반복되는’ 사건으로 취급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있는 범위만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없다. 폰 미제스는 화성에 생명이 있는지라는 문제를 이론의 범위 밖으로 보겠지만, 12면체 주사위를 반복해서 던지는 일을 상상하는 것만큼이나 수많은 화성, 나아가 수많은 은하수를 상상하기도 쉬울 수 있다.
빈도주의자는 대개 어떤 사건이 이론의 범위에 드는지 꽤 단호하게 판단한다. 따라서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할 뿐 분명 어떤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뒤의 종합 부분에서는 그 기준을 명시함으로써 이론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주장하겠다.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12면체 주사위의 사례처럼, 가상의 실험에서 도대체 어떻게 정보를 얻는가?
접근법 B: 두브
폰 미제스와 조금 다른 접근은 때때로 확률의 ‘고전적 빈도’ 이론이라고 불리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두브, 네이먼, 펠러, 크라메르의 이름이 이 이론과 관련된다.
측도론에 기초해 수학적 모형을 세운다. 여기서는 두브의 생각과 충분히 유사한 크라메르[3]의 설명을 따라 핵심 공리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공리: “n차원 공간 Rⁿ의 임의의 확률변수 X에는 Rⁿ의 모든 보렐 집합 S에 대해 유일하게 정의되는 집합함수 P(S)가 대응한다. P(S)는 사건 X∈S의 확률을 나타내며, P(S)는 음수가 아닌 가법적 집합함수이고 P(Rⁿ)=1이다.”
물론 보렐 집합에 익숙한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접근법을 따르면 상대 빈도가 다가간다는 ‘극한’을 해석할 수 있다고만 해 두자.
하지만 이 이론의 적용 역시 판단과 추측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주사위의 경우 공리는 P(1)+P(2)+P(3)+P(4)+P(5)+P(6)=1이 되는 확률들이 존재한다고 말해 준다. 그러나 각 수가 얼마인지, 모두 같은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따라서 폰 미제스 이론에 제기한 비판 중 일부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극한의 새로운 개념과 더 강력한 확률 계산법을 얻었지만, 실제 적용, 즉 기초 확률을 찾아내는 문제에서는 여전히 모호함이 남는다.
접근법 C: 라플라스
가장 흔히 ‘고전적’이라고 불리는 확률의 정의는 주로 파스칼, 페르마, 라플라스와 관련된다. 한 실험에서 서로 배타적이고 ‘동등하게 가능한’ 결과가 n개이며, 그중 해당 사건에 ‘유리한’ 결과가 m개라면, 그 실험에 관한 사건의 확률은 m/n이라는 정의다.
‘동일하게 일어날 가능성’이라는 생각은 라플라스의 수치적 확률보다 덜 일반적이고 더 원초적이므로, 이 정의는 폰 미제스의 주장처럼 ‘순환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동일하게 일어날 가능성’을 정의하지 않은 채 남겨 두므로 분명 불완전하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구성적’ 측면만 있고 ‘인식론적’ 측면은 없다.
또한 결과를 동등하게 가능한 경우들로 나누기 어려운 상황, 이를테면 무게중심이 치우친 주사위에는 적용할 수 없어 취약하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비판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본질적으로 이는 폰 미제스나 두브와 관점이 약간 다른 확률 계산의 출발점일 뿐이다. 실제 적용에서 앞의 두 이론보다 크게 약하지 않아 보이며, 치우친 주사위를 던지는 실험까지 포괄하도록 라플라스의 개념을 손볼 수도 있다. 예컨대 주사위가 바닥에 닿기 직전 여러 특정 자세를 똑같은 가능성으로 취한다고 말할 수 있고, 그 자세들은 무거운 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지금까지 본 세 이론은 모두 확률과 상대 빈도 사이에 어떤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어느 것도 물리적 사건에 실제로 확률을 부여하는 기준은 제시하지 않는다. 물리적 사건을 우선 고려한다고 주장하는 폰 미제스 이론도 마찬가지다.
라플라스의 정의는 가능한 결과가 무한히 많을 때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무드는 모든 정수 중 무작위로 하나를 뽑을 때 짝수일 확률이 정수를 나열하는 순서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 문제라기보다 학술적 반론으로 보인다. 애초에 모든 정수 중에서 하나를 무작위로 뽑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설령 할 수 있다 해도 측도론적으로는 적어 둘 만큼 작은 정수를 뽑을 확률이 0일 것이다.
요컨대 논리적 타당성에서는 라플라스의 정의가 앞의 두 이론과 본질적으로 대등하다고 생각한다. 실용적인 면에서는 라플라스의 규칙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인 경우가 많다.
접근법 D: 코프먼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확률의 빈도 이론은 불충분하다고 보는 소수 학파가 있다. 케인스, 코프먼, 굿, 제프리스, 켄들, 데 피네티 등이 이 견해와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B. O. 코프먼[4]은 직관에 기초한 상세한 공리 이론을 만들었다. 여러 측면에서 폰 미제스의 빈도 이론만큼 실용적이면서도 적용 범위는 더 넓어 보인다.
그의 공리는 자신이 ‘사고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초하며, 그는 이것이 ‘실험으로 검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두 공리와 ‘믿음의 체계’를 이용해 모든 종류의 사건에 관한 확률 진술을 구성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진술은 통계적이지도 수치적이지도 않지만, 특정 문제들에 대해서는 빈도 이론과 많은 중요한 적용에서 일치하는 수치 이론을 이끌어 낸다.
인식론적 측면에서 코프먼의 입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확률에 관한 직관주의 명제에 따르면, 확률은 그 의미와 따르는 법칙 모두에서 직관으로부터 직접 나오고 객관적 경험보다 앞선다. … 이 명제는 이른바 모든 객관적 확률 정의도 구체적 사례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직관적 확률의 용어로 번역해야 한다고 본다.”
그 뜻은 폰 미제스 이론을 논하며 지적한 내용과 밀접하다. 예컨대 빈도 이론은 주사위를 던지는 일을 반복 사건으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명시적인 기준도, 특정 숫자가 나올 확률을 정확히 1/6로 놓을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직관에 의존하며, 제시할 수 있는 빈도와의 대응도 근사치에 불과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코프먼의 ‘직관’ 이론과 폰 미제스의 ‘빈도’ 이론 사이의 차이가 아주 크지만은 않다. 형식적 토대는 다르지만 실제로 적용할 때는 두 이론 모두 이미 주어진 확률에서 출발해야 하고, 최초의 확률값을 정하는 명시적인 방법은 알려 주지 않는다. 폰 미제스 이론은 사건을 일련의 실험 결과로 제한한다고 하지만, 펠러의 지적처럼 그것은 개념상의 실험일 뿐이며, 무엇을 ‘생각할 수 있고’ 무엇을 생각할 수 없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의견을 더 덧붙이겠다.
켄들[5]은 확률에 대한 직관적 태도가 “확률을 ‘합리적 믿음의 정도’로 받아들이고 … 더 단순한 개념으로 분석하려 하지 않는” 태도라고 말했다. 코프먼의 견해에 들어맞는 설명이다. 그러나 직관을 더 단순한 개념으로 분석할 수 없는가? 정말로 직관은 ‘객관적 경험보다 앞서는가’?
직관을 분석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철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순진해 보인다. 특정한 종류의 ‘직관’이 경험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 주는 연구도 많다. 직관은 사람마다,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에 따라, 인류 전체로 보아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어제의 자명한 진리가 오늘의 오류가 되고, 오늘의 어려운 교훈이 내일의 상식이 된다. 요컨대 코프먼과 정면으로 반대로, 직관은 경험에서 나오며 원칙적으로 경험에 비추어 명시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현대의 생각과 부합해 보인다. 실제로 아래에서 확률에 관한 직관이 어떻게 생기는지 보이겠다. (이것은 사실 신비로울 것이 없고, 신비로워서도 안 된다.)
종합
‘빈도’ 확률과 ‘개인적’ 확률의 조화
널리 받아들여지는 확률의 빈도 이론을 아주 단순하고 자연스럽게 적용해 ‘단일 사건’과 ‘주관적’ 확률까지 포괄할 수 있음을 보이려 한다. 그러면 어떤 종류의 사건이든 명확한, 다만 반드시 정밀하지는 않은 수치적 확률을 부여할 수 있다. 그 확률은 객관적이면서도, 즉 빈도에 근거하면서도, 동시에 지식 상태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주관적이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확률의 인식론적 또는 조작적 정의이지, 확률 계산법이나 결합의 공리가 아니다.)
실험에 관련된 사건의 확률에 관한 폰 미제스의 정의에서 출발하자. 확률은 결과가 위치 선택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동일한’ 실험을 무한히 반복했을 때 사건이 발생하는 상대 빈도의 가정된 극한값이다. (실험은 조작상 ‘동일’하다.) 이제 이 정의가 실제로 적용되는 모습을 살펴보자.
1. 가정된 극한 빈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에르고딕 원리처럼 타당성이 의심스러운 특수한 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경험에 기초해 유한한 자릿수까지 확률을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완벽한 동전을 던져도 던지는 사람의 신경계가 완전히 무작위적인 결과를 낸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경험에 따르면 인간의 근육이 가하는 힘의 크기는 일정한 정확도 이하에서는 무작위적이거나 거의 그렇다.)
경험으로 확률을 추정할 수 있는 정확도는 이론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0.5 ± 0.4라는 확률도 0.5 ± 0.0000001이라는 확률만큼이나 이론의 범위 안에 있다.
2. 실제로 실험들은 조작상으로도 동일하지 않다. 동전은 비대칭이고 사망률표는 개정될 수 있다.
따라서 실험들이 유용한 계산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비슷하다면, 그 반복은 이론의 범위 안에 남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3. 빈도주의자는 ‘고립된 사건’이 이론 밖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적어도 두 종류의 사건을 고립에서 구제한다.
a) 앞서 말한 12면체 주사위를 새 장난감으로 만들어 한 번 던진 뒤 파괴한다고 하자. 그때 특정 면이 위로 향할 사건은 그런 던지기의 반복이 경험에 없다는 점에서 고립된 사건이다. 그래서 이를 구제할 더 큰 실험의 부류를 찾는다. 대칭인 물체와 무작위로 가해지는 힘에 관한 경험을 고려하면 해결된다.
b) ‘파생된’ 확률도 인정된다. 예를 들어 ‘포그바운드가 상원의원에 재선될 것’은 고립된 사건이지만, 본질적으로 ‘유권자 과반이 포그바운드를 지지한다’는 사건과 같다. 후자의 확률은 표본 조사로 추정할 수 있다.
4. 정의에서 말했듯 확률은 사건뿐 아니라 반복 속의 실험에도 관련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특정 실험과 반복을 지정하는 것은 지식 상태를 지정하는 것과 같으므로, 통상적인 빈도 확률에도 주관적 측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에서 예를 들겠다.
빈도주의자와 주관주의자의 몇 가지 주장을 간단히 살펴보면 일반적인 접근을 이해하기 쉬워질 것이다.
빈도주의자는 단일 사건이나 가설 등에 적용되는 일상 언어의 모호한 ‘확률’ 개념이 이론의 범위 밖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일상적 개념이 모든 사람에게 매일 엄청난 실용적 성과를 낸다는 점과, 그 성과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는 듯하다. 나는 바로 여기서 제시하는 이론이 명시되지 않은 채 적용되기 때문에 그 성과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주관주의자는 직관이 확률의 뿌리이며 경험보다 앞선다고 말한다. 앞서 보았듯 이는 심리학적으로 순진한 견해다. 직관은 다양하고 배울 수 있으며, 사실 주로 경험에서, 비록 무의식적으로, 나온다.
한 가지 예를 통해 방법을 설명하겠다. 수학의 딱딱한 표현에 불편함을 느낀 독자에게도 거의 모든 것이 분명해질 것이다.
내년에 웨인 주립대학교와 미시간 주립대학교가 서로 다른 콘퍼런스 간 미식축구 경기를 한다고 가정하자. 웨인이 이길 ‘확률’을 서로 다르게 세 가지 찾을 수 있다. 모두 객관적이고 빈도로 해석할 수 있지만, 각각 다른 지식 상태 또는 다른 실험에 기초한다.
앨라배마에서 온 베팅 참가자 A는 미시간의 팀을 전혀 모른다. 다만 AP통신의 예측이 미시간 주립대를 선택했고, 최근 몇 년 동안 그 예측은 대략 80%의 승자를 맞혔다는 것은 안다. 따라서 A에게 웨인의 승리 확률은 약 20%, 즉 0.20 또는 1/5이다. 이 값은 ‘AP통신이 선택한 팀을 고르면 장기적으로 약 80%를 맞힌다’는 실험에 관련된다.
방문객인 반투족 사람 B는 미식축구도 여론조사도 모른다. 그에게 웨인의 승리 확률은 1/2이다. 이는 좋아하는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팀을 고르는 등 임의의 규칙으로 팀을 고르면 장기적으로 약 50%의 승자를 맞힌다는 실험에 관련된다.
C는 미시간 주립대가 웨인보다 터치다운 네 번만큼 강하다고 ‘평가’하는 코치다. 또 오랜 기간 자신의 평가상 터치다운 네 번 차이의 열세 팀 중 승리한 팀은 5%뿐이라는 것을 안다. 따라서 그에게 웨인의 승리 확률은 0.05, 즉 1/20이며 앞서 설명한 실험을 가리킨다.
경험을 적절히 살펴보면 같은 사건에도 여러 확률을 찾을 수 있다. 그중 가장 적절한 경험, 즉 가장 적절한 실험의 반복에 근거한 확률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예로 폰 미제스가 특히 이론 밖의 사례로 든 극단적인 사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는 같다’를 보자. 이 역시 다른 사건과 정확히 같은 토대에서 다룰 방법이 적어도 하나 있다.
저명한 문학사 연구자들의 명단을 만들고, 이 문제와 최대한 비슷하며 최종적으로 해결된 논쟁에 관한 그들의 성적을 기록한 다음, 현재 의견을 물을 수 있다. 그러면 ‘다수 의견이 옳다’는 사건의 확률 p를 얻을 수 있다. 관련된 실험은 문학사 문제가 생길 때 이 전문가 집단에 자문해 합의된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100p%의 경우에 옳을 것이다.
콜렉티프(Kollektiv, 사건의 집합이나 실험의 반복을 가리키는 폰 미제스의 용어)를 만들기 위해 경험을 살펴볼 때는 해당 사례와 ‘가능한 한 비슷한’ 사례를 찾아야 한다. 충분히 비슷한 사례를 충분한 수만큼 찾지 못할 때가 많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더 넓은 실험 부류를 고려하면 충분히 느슨한 조작적 기준에 따라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기록된 실험의 반복을 언제나 찾을 수 있다.
실제로는 비교적 엄격한 기준에서 대략 비슷한 실험의 반복을 사용할지, 훨씬 느슨한 기준에서 거의 동일한 실험의 반복을 사용할지 고민하게 될 때가 많다. 앞의 미식축구 예에서 C 코치는 여러 해 동안 평가 방식을 조금씩 바꿨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록된 실험들이 전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B는 서로 구별할 수 없는 이상적인 실험의 반복을 생각한다. 그럼에도 C가 구성한 콜렉티프가 분명 더 낫다.
과학자들이 정확하게 수량화된 정보를 좋아하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정보의 정확성보다 관련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역사적 가설을 위한 콜렉티프를 만드는 일과 카드 패의 특정 조합을 위한 콜렉티프를 만드는 일은 원칙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 폰 미제스처럼 뛰어난 사람도 이 점에서 혼란을 겪었다. 카드의 경우에는 가장 적절한 콜렉티프가 무엇인지 더 명백하고 실험 간 차이도 최소라는 차이만 있다. 여기서는 다행히 관련성과 정확성이 함께 가지만, 현실의 대부분 문제는 그렇지 않다.
어떤 경험이 가장 적절한지 정하는 일도 원칙적으로 어렵지 않다. 지금 다루는 실험과 가장 구체적으로 닮은 기록된 실험들이 가장 적절하다. 미식축구 예에서 코치의 경험은 웨인 대 미시간 주립대 경기들의 반복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이용할 수 있다면 명백히 가장 알맞다. B의 반복은 임의의 팀 대 임의의 팀이다. B의 확률 수치는 불확실성이 훨씬 적고 이상적으로는 정확하지만, 관련성이 훨씬 낮은 지식에 대응하므로 훨씬 덜 적절하다.
여기까지를 간단히 다시 정리해 보자.
우리는 폰 미제스의 콜렉티프에 관련해 확률을 정의한다. 다만 우리의 콜렉티프는 언제나 유한하지만 그의 것은 무한하다. 특정 사례에 정의를 적용하려면 알맞은 기준에서 충분히 비슷한, 기록된 실험의 반복을 찾아야 한다. 서로 다른 지식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찾을 수 있지만, 대개 가장 적절한 방식을 찾을 수 있고 원칙적으로는 언제나 가능하다. 그 반복에서 사건이 일어난 기록상 상대 빈도가 p의 값이 된다. 새로운 가정을 도입하지 않는 한 이보다 나은 값은 찾을 수 없다.
(여기서 거친 실험값 p를, 정확히 정의되어 있으나 알 수 없는 어떤 ‘진짜’ p의 근사치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확하게 정해진 조건에서 수행한 무한한 실험의 반복이 없듯, 그런 ‘진짜’ 값도 없다. 다만 기본 입자 수준의 물리 통계 문제는 여기서 제외한다. p의 값은 거의 언제나, 필연적으로, 본질적으로 어느 정도 모호하다. … 표본으로 모집단 평균을 추정할 때는 모집단이 변하지 않는 경우 그 평균이 명확한 값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드물고 별로 흥미롭지 않은 경우다.)
이렇게 빈도 확률과 개인적 확률을 단일한 객관적 토대에서 다루면 어떤 종류의 사건에도 명확하지만 부정확할 수 있는 수치 확률을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든’이라는 말, 수치 p의 불확실성, 그리고 오래된 몇몇 학설상의 문제는 더 설명해야 한다.
몇 가지 확률 개념의 명확화
이 절에서는 논증을 더 과감하게 줄여 때로는 결론만 제시한다. 자세한 논의에 관심 있는 사람은 저자에게 편지를 보내도 된다.
크라메르[3]를 따르면 무작위 실험은 결과를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실험일 뿐이다. 따라서 무작위성은 실험뿐 아니라 관찰자의 속성이기도 하다.
단일 실험: 확률을 상대 빈도로 정의한다면 고립된 실험 결과의 확률은 무슨 뜻인가?
폰 미제스는 보험 통계상 미국인 중 약 1%만 마흔 번째 해에 사망하더라도, 특정 개인이 그해 사망할 확률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 사람은 살거나 죽을 것이지 99%만큼 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크라이오닉스 이전의 관념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무작위로 한 명 뽑는다면 그가 살아남으리라고 상당히 자신할 근거가 있음은 명백하다. 실제로 위에서 제시한 사건 확률의 정식화는 폰 미제스와 달리 사건이 어떤 측면에서는 유일해도 집합의 일부로 간주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과거 사건과 자연 상태: ‘확률변수’와 ‘자연 상태’를 구별해야 하는지, 후자에 관해 ‘진정한 확률 진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글이 쓰였다. 예를 들어 무드[9]와 네이먼[10]은 ‘확률변수’와 ‘알 수 없는 상수’ 또는 자연 상태를 구별한다. 이런 생각에 따르면 과거 사건에는 확률이 없다. 이미 일어났거나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내 생각에는 그런 구별은 타당하지 않다. 모든 무작위 실험의 결과는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똑같이 ‘확률변수’이고, 고전물리학 수준의 결정론적 관점에서는 세계의 구조 속에 바꿀 수 없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똑같이 ‘자연 상태’다. 간단하지만 설득력 있는 예 하나만 들겠다.
동전 던지기가 이론의 범위에 든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앞으로 던질 동전의 결과는 확률변수다. 그렇다면 이미 던졌지만 아직 확인하지 않은 동전은 어떤가? 이는 과거 사건이자 자연 상태다. 하지만 관찰자에게는 앞으로 던질 동전과 이미 던졌으나 결과를 모르는 동전 사이에 아무 차이도 없다. 어느 경우든 같은 식으로 내기할 것이다.
표본평균, 점추정, 신뢰구간, 사전확률과 사후확률에 관한 모든 질문에도 같은 설명이 적용된다. 모두 동일한 토대에서 다룬다.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 ‘무차별의 원리’, ‘충분한 이유의 원리’, ‘무지의 균등 배분’ 등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다. 내 견해의 구성 요소는 문헌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한 저자가 모두 표현한 것은 본 적이 없다. 이 생각은 실용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토머스 베이즈는 1764년 유명한 논문[6]에서 실험이나 검사의 결과에 따른 가설의 확률에 관한 정리를 발표했다. 그 식의 한 요소가 가설의 사전확률이다. (잠시 후 예를 통해 그 뜻을 보겠다.) 많은 저자는 이 사전확률을 일반적으로 알아낼 수 없거나 심지어 무의미해서 쓸모없다고 여기며, 매우 강력한 이 정리를 피한다.
알 수 없는 모수의 베이즈 추정을 꺼리는 사람은 대신 R. A. 피셔의 ‘최대우도’ 추정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사전분포가 균등하다면 이 값은 베이즈 사후확률을 최대화해 얻는 추정값과 같다. 즉 정보가 없을 때 모든 결과가 동등하게 가능하다고 보는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를 암묵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신뢰구간도 보통 최대우도 추정값을 중심에 놓으므로, 이를 사용하는 사람 역시 마치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를 믿는 것처럼 행동한다.
마지막으로 제프리스[7]와 함께, 실제로는 다음 의미에서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겠다. 확률을 찾을 때마다 관련 정보를 찾고 오직 그 정보에 기초해 추정한다. 이는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에서 시작해 손에 있는 정보에 따라 판단을 수정한다는 말과 같다.
말장난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주 오랜 관찰에 기초해 ‘잘 알려진’ 확률, 이를테면 대칭인 물체에 무작위 힘을 가해 온 인류 전체의 경험에 바탕을 둔다고 앞에서 설명한 동전 앞면의 확률을 보자. 엄밀히 말해 이 ‘잘 알려진 확률’은 표본평균일 뿐이므로 베이즈 공식으로 ‘진짜’ 확률을 추정해야 한다. 그러나 사전확률을 정의할 더 큰 경험의 배경이 없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 따라서 최대우도 추정의 형태로 무차별의 원리로 돌아가 표본평균을 모집단 평균과 같게 놓고 확률을 정한다. 물론 약간의 모호함은 남는다.
다르게 표현하면,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세계의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는 표본이라고 가정하는 셈이다. 다만 이 원리의 해석은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II. 적용
내가 이 연구를 수행한 뒤 45년 넘게 흐른 지금도 통계 연구에서는 ‘최대우도’ 접근법을 선호하는 것이 관례로 남아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많은 생물학자와 사회학자는 다른 방법을 모른다. 그 때문에 불합리한 결과와 경제적 낭비까지 생긴다.
예컨대 사막에서 주문을 외워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주술사 밥어루 박사의 주장을 생각해 보자. 미국 기상청은 비가 올 가능성을 아주 낮게 보았는데, 시험 관찰에서 주문을 외운 뒤 실제로 비가 내렸다고 하자. 그가 날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확률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일반적인 최대우도 접근법으로 계산하면 관찰된 결과가 우연히 일어날 확률이 1% 미만이라고 나올 수 있다. 그러면 통계학자는 그 주장이 ‘0.99의 유의수준에서 입증되었다’고 말할지 모른다. 상식으로는 터무니없는 소리인데도 말이다.
네이먼·피어슨의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 접근법을 버리고 베이즈 방법을 쓰면 상식을 지키고 직관이 옳았음도 확인할 수 있다. 베이즈 공식에는 주술사가 실제로 비를 내리게 할 사전확률의 추정치가 필요하다.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매우 작고 분명 0.01보다 훨씬 작다는 것은 안다. (세계 역사상 수많은 주장에도 주문이나 춤이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고 입증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사전확률로 적절히 작은 값, 예컨대 0.000000000001을 쓰면 단 한 번의 긍정적인 관찰 뒤에도 사후확률은 매우 작다. 그러므로 주장을 기각한다. (실제로라면 시연을 지켜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 물론 성공이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면 진지하게 받아들이겠지만, 한두 번이나 몇 번으로는 부족하다.
‘초감각적 지각’(ESP) 연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긴다. 우연이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성공’이 나오면 연구자는 텔레파시나 염력 같은 ‘능력’이 0.99, 0.999, 0.9999 또는 그 밖의 ‘유의수준’에서 입증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여기서도 접근법이 잘못되었다. 그 능력이 존재할 사전확률에 극히 작은 값을 두고 베이즈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내가 확인한 한, 무수한 주장에도 세계 역사상 그런 능력이 입증된 사례는 단 하나도 없다.)
실제로 네이먼·피어슨 방식이나 비슷한 ‘유의수준’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속이는 셈이다. 어느 수준을 적용할지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그 결정을 올바르게 하는 일은 사전확률을 추정하는 일과 같다. 그렇다면 명시적으로 추정해서 베이즈 방법의 이점을 누리는 편이 낫다.
상업계에서도 내가 열등함을 증명한 네이먼·피어슨 접근법을 여전히 흔히 쓰는 듯하다. 예를 들어 품질 검사에서 표본을 조사한 뒤 단순한 ‘유의수준’ 검사를 하면 품질이 너무 낮다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의 평판이 좋고 생산 설계의 세부사항 등 다른 유리한 사정이 있다면, 긍정적인 사전 추정을 사용한 베이즈 계산은 품질이 만족스럽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사전 추정이 거친 짐작일 뿐이라는 이유로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적절히 사용한 거친 추정은 잘못 적용한 정확한 자료보다 훨씬 유용하다. (미식축구 예를 다시 생각해 보라. B의 수치가 가장 정확했지만 C의 수치가 훨씬 유용했다.)
지수 수명 모수에 대한 추정 방법의 제안
1953년 나는 이 생각을 순서가 있는 관측의 표본으로 진공관의 평균 수명을 추정하는 실용적 기술·상업 문제에 적용했다. 진공관은 대체로 사라졌지만 ‘지수 수명 모수’는 여전히 쓸모가 있다.
다음의 작은 문제는 일반 독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설프게 배운 생물학자에게 겸손을 일깨우려는 것이다. (일반 독자는 다음 절부터 다시 읽어도 좋다.)
다음 식은 수학자에게 다소 낯설고 투박해 보일 것이다. 이런 표기를 쓰는 주된 이유는 다운로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원한다면 다음 대응에 따라 관례적인 표기로 바꿀 수 있다.
h = θ; Int[f] = f를 0부터 무한대까지 적분한 값; sigma 1,r[xi] = i=1부터 r까지 xi의 합.
그러면 기초 분포가 다음과 같을 때,
(1) f(x; h) = 1/h [exp(-k/h)] (x > 0, h > 0)
n개 관측 중 앞의 r개에 기초한 h의 최대우도 추정량은 다음과 같다.[8]
(2) HF = N/r, 여기서 N = {sigma 1,r[xi] + (n − r)xr}/r
이 추정량은 불편추정량이고 최소 분산, 효율성, 충분성을 지니지만, 중요한 의미에서 최선의 추정량은 아니다.
최대우도 추정값은 h의 모든 값이 사전에 동일하게 가능하다는 가정 아래 (h; x1,…,xr)에 관한 확률밀도를 최대화한다. 그러나 이 가정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진공관 검사에서는 평균 수명이 아주 길거나 아주 짧을 때보다 중간 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가정하는 것이 분명 합리적이며, 그에 따라 추정에 가중치를 주어야 한다.
따라서 그럴듯한 사전분포와 이를 이용한 새로운 추정량을 제안하고, 그 성질 몇 가지와 최대우도 추정량보다 어떤 점에서 ‘나은지’를 보이겠다.
h에 관해 다음처럼 가정한 사전분포는 균등분포보다 ‘진짜’ 사전분포에 더 가까울 것이다. 형태도 그럴듯하고 업계 경험에 따라 조정할 여지도 있으며 다루기도 쉽다.
(3) g(h) = [a/hb] exp[−c/h] (a > 0, c > 0, b > 1)
여기서 b와 c는 각각 위치 및 척도 모수이고 a는 정규화 인자다. 다음 확률밀도를 최대화하면
(4) f1(h; x1,…,xr) = {f2[x1,…,xr;h]g(h)} / {Int f2(x1,…,xr;h)g(h)dh}
새로운 추정량을 얻는다.
(5) HB = {sigma 1,r[xi] + (n − r)xr + c}/(r + b) = (HF + c/r)[r/(r + b)]
그 확률밀도함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6) h(HB) = {[r + b]/[r(r − 1)!]}(r/h)r [HB(r + b)/r − c/r]r − 1 exp{−r/h[HB(r + b)/r − c/r]
이 추정량의 평균은 다음과 같다.
(7) E(HB) = [r/(r + b)][h + c/r]
따라서 표본이 작을 때 HB가 일반적으로 불편추정량은 아니지만, 표본이 커지면 불편추정량이 된다. h=c/b이면 표본 크기에 관계없이 HB는 불편추정량이며, h=c/b는 g(h)를 최대화한다.
HB의 분산은 쉽게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8) Var HB = [r2/(r + b)2][h2/r] = [r2/(r + b)2] Var HF
이는 HF의 분산보다 작다!
HB의 중요한 특징은 h의 극단적인 값보다 중간 정도의 값이 사전에 더 가능성이 크다는 정보를 버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의 뜻을 다시 살펴보자.
진공관을 생산 단위별로 만들고 평균 수명이 생산 단위마다 다르며, 정기 구매자가 평균적으로 최대한 잘 추정하려 한다면 현대화된 베이즈 접근법이 적절하다. 최대우도 추정을 이용한 신뢰구간 방식은 그보다 못한 대안이다.
반면 계약 체결이나 군 장비 설치 같은 중요한 결정이 어떤 이유에서든 단 한 번의 표본 조사에 달렸다면 사정이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이때 필요한 확률은 전체 표본 조사의 반복이 아니라, 실제로 얻은 관측값과 정확히 같은 결과가 나온 표본들의 부분적인 반복에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고전적 베이즈 접근법이 필요하며 다른 방법은 열등한 대안이다. 사전분포를 대략적으로밖에 모른다고 주저해서는 안 된다. 원하는 만큼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요한 정보를 버려서는 안 된다!
크라이오닉스에 관련된 확률의 측면
어떤 종류의 사건이든 확률을 계산할 수 있고, 보통 지식 상태에 따라 여러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적절한 경험에서 직접 가져온 관찰 확률에도 언제나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있으며, 때로는 수치가 거의 가치 없을 만큼 클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관찰 확률들을 결합 규칙으로 계산한 보조적·파생적 확률에는 더 큰 불확실성이 있다. 최종 결과가 어깨를 으쓱하는 것과 다름없는 p=0.5 ± 0.5일 때도 있다.
하지만 아직 조사하지 않은 미지의 확률이나 불확실성이 매우 큰 확률은 낮은 확률과 같지 않다는 점을 먼저 강조해야 한다. 가능성을 모른다는 말은 가능성이 불리하다는 말과 같지 않다.
그렇다고 가능성을 알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도 아니다. 계속 읽어 보라.
여기서 말하는 것은 물론 오늘날이나 가까운 미래에 비교적 거친 방법으로 동결된 환자를 언젠가 구조할 가능성이다.
추정에는 몇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사망자와 생존자를 모두 파괴할 수 있는 전 세계적 핵전쟁이나 다른 지구적 재난의 가능성은 제외한다. 우리는 대개 이를 염두에 두고 개인의 삶을 계획하지 않는다. (하지만 크라이오닉스 연구소는 예를 들어 제한적인 핵전쟁의 위험을 줄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둘째, 특정 조직의 사업상 위험을 제외한다. (물론 크라이오닉스 연구소는 빚을 지지 않는 등 극도로 신중하게 운영하려고 한다.) 어느 산업에나 쇠퇴하는 조직과 번영하는 조직이 있다.
셋째, 적어도 미국에는 우리 운동이 존재할 만큼의 개인적 자유가 계속 남으리라고 가정하고 정치적 위험을 제외한다.
이 세 위험 영역에서 다루는 것은 고정된 확률이 아니라 계속 변하고 피드백의 영향을 받는 조건이라는 점을 다시 유의해야 한다. 우리는 목적을 가진 행동을 다루고 있으며, 이 분야에 적합한 통계 도구를 개발한 사람은 아직 없다. 달리 말하면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할 때 대개 누군가가 대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이 다시 좋아진다.
남은 관심 영역은 과학적인 구조 가능성이다. 동결 손상, 노쇠, 동결 환자의 다른 결손을 되돌려 기억과 인격을 대체로 온전하게 유지한 채 젊고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킬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이다.
일반 독자가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평가할 능력이 이미 있거나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을 차츰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최고 통수권자와 최고경영자를 기억하자. 우리가 날마다 해내는 놀라운 일들을 떠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관과 확률
직관은 틀릴 수 있지만 배울 수도 있다. 우리는 여러 영역에서 생사가 걸린 판단을 내릴 때 일상적으로 직관에 의존한다.
길을 건너는 일을 생각해 보자. 어린아이, 개, 고양이는 위험을 생각하지 않거나 잊어버려 죽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교통 상황에서의 가능성을 매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판단하는 법을 배웠다. 수학에 관한 명시적이고 의식적인 지식은 조금도 필요하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는 교통 상황을 판단하는 일이 놀라운 계산이다. 때로는 여러 차량의 속도와 이동 경로에 더해 자신의 속도와 민첩성까지 추정해야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대전차 사격과 회피 기동을 지휘하는 컴퓨터는 최근에야 등장했고, 어떤 면에서는 인간의 두뇌가 무의식적인 행동에서조차 여전히 컴퓨터의 능력을 훨씬 앞선다.
정신적으로 이루어지는 어떤 아날로그 계산은 교통 상황의 계산보다 훨씬 추상적이다. 금세기 초 고더드와 치올콥스키가 달로 가는 로켓의 출현을 예측한 일을 생각해 보자. 이 로켓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알았는데 다른 전문가들은 훨씬 뒤까지도 의심하거나 부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은 비용을 포함한 성가신 세부 문제를 잠시 제쳐 두고 핵심 쟁점과 역사의 큰 흐름을 보았기 때문이다.
고더드가 방법을 보여 준 뒤라면 로켓이 달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일은 고등학교 수준으로 간단하다. 폭발물을 충분히 확보하고 방출을 제어할 방법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20세기 초에는 높은 품질의 내화재, 전자 계측기, 경제적 자원 등 실용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많이 부족했다. (이를 이루는 데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의 국가적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역사를 보는 눈이 있다면 그런 세부 사항은 시간과 결단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밖에 없었다. 달 로켓의 정치적 실현 가능성에는 늘 의문이 있었지만, 과학적·공학적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없었다.
자잘한 문제들이 언젠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할 때 고더드와 치올콥스키는 직관에 의존했고 확률을 명시적으로 계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관에는 거칠어도 관련성이 있는 암묵적인 계산이 들어 있었다. 장기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작고 일시적인 장애물에만 집착하는 까다로운 전문가들보다 현실을 더 잘 이해한 것이다.
학습된 직관의 또 다른 예로, 어떤 의미에서는 비행기를 ‘발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해 보자.
물론 레오나르도는 실제로 작동하는 비행기를 설계하지 않았다. 개념을 탐색했을 뿐이고, 당시에는 이를 실현할 재료와 기술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문제의 핵심을 보았다. 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가? 당연하다. 새처럼 날아다니는 존재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공기는 적절히 설계된 구조물을 떠받칠 수 있음이 명백하며 나머지는 세부 사항이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레오나르도는 재료와 동력원의 혁신을 포함해 세부 문제도 풀었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의 직관이 실패하는 이유는 자신도 모르게 짧은 시간의 틀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시일, 즉 자신의 직업 경력 안에 해낼 수 없으면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결된 환자에게는 더 긴 시간이 있다. 그들은 기다릴 수 있다.
무한한 부: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라 확실한 것
크라이오닉스의 목표가 달성 가능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흔히 경제적인 이유로 그 확률이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사람이 많다.
《어스타운딩》이라는 과학소설 잡지의 전 편집장 존 W. 캠벨은 몸의 모든 세포가 동결로 파열된다면 그 뒤의 수리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든 세포가 파열되지는 않지만 여기서 그의 무지가 핵심은 아니다.) 그는 세포 수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이 너무나 어렵고 비싸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는 비용이 장애물이 아니라는 것이 사실이다. 추측이 아니라 사실이다.
에릭 드렉슬러, 콘래드 슈나이커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자동화된 수리 장치, 즉 스스로 복제하고 개선하며 필요한 만큼 ‘지능적인’ 기계가 언젠가 등장할 것이라는 상당히 상세한 논거를 제시했다. 이러한 기계는 무한한 부를 나타내므로 미세한 부분을 수리할 물리적 능력뿐 아니라 경제적 능력도 뜻한다. (원료는 풍부하다. 중요한 것은 물질과 에너지를 조직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무한한 부는 특정한 새 장치의 발명에 달려 있지 않다. 그 토대는 이미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부의 지수적 증가는 이미 우리 곁에 있으며, 어떤 사람에게는 복리라는 이름으로 익숙할 것이다.
불행히도 인간 사회의 파괴적인 경향이 안개처럼 이 사실을 가린다. 그런 경향은 어떤 수준의 생산성이든 감추거나 파괴할 수 있다. 전쟁, 무분별한 출산과 갖가지 비합리적인 행위로 생활 수준은 기술이 가능하게 한 수준보다 여러 자릿수나 낮게 유지되었다. 하지만 지수적 성장의 기계는 이미 존재한다. (근래 미국의 번영에는 ‘평화 배당’도 크게 기여했다.)
(돈을 만들어 내는 기계의 존재를 가리는 것은 노골적인 무지와 무모함만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생각 없는 경박함처럼 덜 심한 경솔함도 있다. 패션의 끊임없는 변화, 유행과 선택지의 범람에는 엄청난 낭비가 따른다. 해마다 새로운 자동차 모델이 꼭 필요한가? 수십 종류씩이나 필요한가? 하지만 이는 교육과 성숙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더 나쁘다.)
우리는 지금도 가족계획을 전제로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괜찮은 생활을 제공하고 상당한 투자 여력을 남길 기술과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 그 투자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써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부가 끝없이 늘어나는 지수적 상승세가 보장된다. 여기서도 정치적 재난이 모든 것을 망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성공의 과학적 확률을 논한다. 미국의 1인당 실질소득은 고르지는 않지만 매년 늘어난다. 로봇이 없어도 복리의 마법은 존재한다. 언젠가는 동결 환자를 수리하고, 되살리고, 젊게 만들고, 재활시키는 데 필요한 만큼의 돈을 확보할 수 있다.
돈의 증가는 두 형태를 띤다. 첫째, 크라이오닉스 연구소 같은 조직이 간헐적인 물가 상승의 피해를 억제할 수 있다면 환자의 신탁기금이나 조직 자금은 세월이 흐르면서 복리로 달러 기준 증가한다. 둘째이자 더 중요한 것은 생산성의 지수적 증가로 소득에 비해 모든 것이 저렴해진다는 점이다. (1936년에 에어컨을 살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되었겠는가?)
여기에는 자기 복제 기계도 계산에 넣지 않았다. 그런 기계가 등장하면 지수적 성장 곡선은 거의 수직이 된다.
맺음말
‘확률’은 ‘경험’에서 나온다
우리가 주장한 핵심은 어떤 확률이든 추정하려면 가장 관련성 있는 경험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추출하고 요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학적 방법이다. 흔히 보이는 정확하지만 무관한 자료에 대한 근시안적 집착은 과학적이지 않다.
크라이오닉스에 관한 경험의 요약은 뒤따르는 여섯 쪽을 살펴보길 바란다. (《이모털리스트》의 여러 호에 재인쇄되었다. 웹사이트에서는 ‘목차’ 다음 ‘경험의 원리’로 이동하면 된다.)
조금 다른 말로 다시 정리해 보자.
1. 내가 아는 한 현대에 들어 과학의 목표 가운데 불가능하다고 입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물론 예상보다 어려운 목표도 있었고 의미를 잃은 목표도 있었다.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에 대한 설명과 확대 논의는 아래를 보라.
2. 통제되지 않은 동결에서도 많은 세포가 살아남고 포유류의 뇌를 동결하는 데 부분적인 성공도 있었다. 따라서 동결로 손상된 뇌에서도 손상은 제한적이고 복구할 수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3. 선례의 원리, 파인버그의 원리, 나노기술의 전망은 동결 여부와 관계없이 조직을 원자 단위로 조작하여, 알려져 있거나 설계할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어떤 인간의 구성도 극도로 세밀하게 만들거나 재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준다. (앞으로의 분자 수리 기술에 관한 논의는 마지막 쪽의 드렉슬러 인용을 보라.) 당신을 회복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다시 말해 역사의 큰 흐름과 세상의 작동 방식에 관한 최선의 이해에 비추어 볼 때 크라이오닉스라는 ‘도박’은 당신에게 유리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기술적 실현 가능성의 관점에서 성공 확률은 0보다 1, 즉 확실성에 훨씬 가깝다. 수치는 부정확할 수 있지만, 이용 가능한 가장 훌륭하고 과학적인 추정이다.
축하한다! 환승까지 포함된 영원으로 가는 표를 방금 얻었다.
추신. ‘영원’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우선 앞으로 한두 세기만 생각한 뒤 다시 판단해 보라.
부록
기술의 목표: 그 기록
저온 손상을 입은 환자를 수리하는 문제에 확률을 적용하는 방법을 분명히 하고 설명을 보충하기 위해 이 부분을 덧붙였다.
확률을 추정하려면 다루는 사례와 ‘비슷한’ 실험이 기록된 반복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비슷하다’는 정의를 넓히면 언제나 찾을 수 있다. 유사성의 기준이 넓을수록 추정은 부정확해지겠지만, 매우 넓은 기준에서도 여전히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앞의 미식축구 예를 보라.)
이제 동결된 크라이오닉스 환자를 수리하고 되살리는 데 성공할 확률을 추정하려 한다. 이와 아주 비슷한 시도는 없었으므로 ‘어려운 새로운 기술을 달성하려는 시도’까지 기준을 느슨하게 한다. 특히 지난 몇 세기 동안 그런 시도가 많았다. 성공한 경우, 실패한 경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경우를 통계로 낼 수 있을까?
역사에 관한 내 감각으로는 이렇게 명시적으로 계산할 필요는 없지만, 몇 가지 단서는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합리적인 정의에 따라 실패한 시도를 떠올려 보자. ‘시도’는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진지하게 기울인 노력이다. 또한 수단이 아니라 목표를 기준으로 정의한다. ‘실패’는 진지하게 연구하는 모든 사람이 포기했음을 뜻한다.
한 가지 출발점은 심사관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결코 작동할 수 없다고 확신해서 거절한 특허 기록일 것이다.
절대 작동할 수 없는 장치인가? 대표적으로 거듭 등장하는 예는 열역학 제1법칙이나 제2법칙을 어기며 ‘공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영구기관’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장치는 진지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출원한 것이 아니므로 해당하지 않는다.
제출한 형태 그대로는 작동하지 않는 장치인가? 날개를 퍼덕여 비행하는 기계인 조익기가 예일 수 있다. 실제 제작된 것들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거나 아주 잠깐 움직이다 추락했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로 이것도 해당하지 않는다.
첫째, 실용적인 날갯짓 비행기가 앞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새, 박쥐, 곤충, 과거의 익룡은 날개를 퍼덕여 날았다. 미래의 재료, 동력 장치, 안정화 체계를 이용하면 더 큰 기계도 가능할 수 있다.
둘째, 수단뿐 아니라 목표를 보아야 한다.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조익기, 프로펠러 비행기, 제트기, 로켓 등 여러 가능성이 있었다. 모두 한때 불가능하거나 영원히 실용화할 수 없다고 여겨졌지만 뒤의 세 가지는 실현되었다. 목표인 비행은 이루어졌다. 아직 성공하지 못한 수단은 조익기 하나뿐이고, 그것도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
잠깐, 리센코는 어떤가? 획득형질이 유전된다고 주장한 이 러시아 생물학자는 소련에서만 ‘진지한’ 인물로 여겨졌지만, 그 지지층은 컸다. 기술 목표의 실패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를 진지한 연구자로 분류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제쳐 두더라도, 최악의 경우 실패한 것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목표는 더 좋은 식물을 육종하는 것이었고, 리센코의 방법이 버려지고 신뢰를 잃은 뒤에도 그 목표는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내가 충분히 애써 떠올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진지한 기술 목표가 실패한 채 이제는 진지한 지지자도 없는 사례를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반대로 한때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거나 영원히 실용화할 수 없다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달성된 기술 목표는 어떠한가? 또는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실현된 목표는? 많고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A 연마재. 에어컨과 양방향 열펌프. 공대공 미사일. 대수학. 합금. 알파벳. 마취. 진통제. 아날로그 컴퓨터. 해부학. 항생제. 항우울제. 군대. 인공수정. 외과수술의 무균법. 조립 라인. 송곳형 드릴. 자동화 공장. 자동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자동차. 자귀. 도끼.
B 냉동 배아에서 태어난 아기. 베이킹소다와 베이킹파우더. 볼베어링. 은행업. 풀무. 대장간 기술. 혈액·소변 분석. 책. 활과 화살. 경납땜. 벽돌. 굴레와 안장. 수평계. 버터. 단추.
C 달력. 카메라. 운하. 촉매. 음극선관. 중앙난방. 원심분리기. 사슬. 치즈. 체스 챔피언을 이길 수 있는 프로그램. 채널터널. 도시. 복제. 의복. 부호화기와 해독기. 법전. 톱니바퀴. 빗. 제도용 컴퍼스. 콘돔. 콘택트렌즈. 쿨리지관. 기업. 화장품. 조면기. 셈하기. 저온공학. 혈액과 다른 조직의 저온보존. 냉동수술. CT 및 NMR 스캐너.
D 치과용 아말감. 치실. 치과용 드릴. 탈취제. 제모제. 해수 담수화 시설. 영양학. 디지털 컴퓨터. 디지털 디스크 녹음기. 명부. 비행선. 증류. 그림 그리기. 약물. 다이너마이트.
E 인공위성. 발전기. 전등. 전동기. 전기면도기. 전기영동. 엘리베이터. 내시경. 에폭시. 안경.
F 화장지형 미용 티슈. 대체 지방. 대체 설탕. 틀니. 농업. 팩스. 비료. 광섬유. 서류철. 줄(공구). 지문. 불 피우기. 낚싯바늘. 화살깃 달기. 부싯돌 다듬기. 비행기. 파리잡이 종이. 겸자. 지게차. 불도저. 포크. 동결건조. 용광로.
G 유전공학. 유전체 지도 작성. 기하학. 풀과 접착제. 금세공. 성장인자. 자이로스코프.
H 모발 관리. 망치. 편자. 대리모. 호텔.
I 살충제. 인슐린. 대륙간 미사일. 인터페론. 내연기관.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체외수정.
J 제트 추진.
K 케블라. 칼. 뜨개질. 매듭.
L 적층재. 언어. 복강경 검사. 선반 기계. 잔디깎이. 완하제. 신용장. 논리학. 윤활제. 거짓말.
M 철퇴. 자기 테이프 녹음기. 자석. 사용 설명서. 지도. 메이저·레이저·홀로그램. 야금술. 현미경. 박절기. 광업. 거울. 돈. 단클론 항체. 달 로켓. 애니메이션·특수효과·3D를 포함한 영화. 악기.
N 못. 이제 막 시작된 나노기술. 국가. 위성을 이용한 항법과 위치 확인. 항법 시스템. 바늘과 실. 신문. 원자력. 아직 개발 중인 핵융합.
O 노와 패들. 광학 문자 인식. 해양 시추 시설. 장기 이식. 오실로스코프.
P 페인트. 회화. 종이. 포장도로 시공 기계. 포장도로. 진자. 축음기. 배관과 관재. 대패. 파종기. 플라스틱. 펜치. 공압 기술. 주머니. 시. 거짓말 탐지기. 물레. 압력 펌프. 의수족. 단백질 염기서열 분석. 도르래.
Q 이제 막 시작된 양자컴퓨터. 양자화학.
R 레이더.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 전파망원경. 라디오. 철도. 내화재. 리벳. 도로. 롤러베어링. 밧줄. 자.
S 안전면도기. 돛. 사포. 톱. 주사터널링현미경과 원자간력현미경 등. 학교. 섬광계수기. 가위. 나사 가공기. 나사. 조각. 큰 낫. 지진 탐사. 수기 신호. 하수도. 육분의. 신발. 낫. 피부 이식. 고층건물. 썰매. 정밀유도 폭탄. 제련. 비누. 연납땜. 용매. 소나. 초음파 영상. 수프. 분광기. 방적·직조 기계. 숟가락. 스테이플러. 증기기관. 난로. 첨필. 잠수함. 측량. 봉합. 검. 합성 호르몬. 주사기.
T 조직표. 문신. 전신. 전화. 망원경. 텔레비전. 강철 담금질. 온도계. 경운기. 조직 적합성 검사. 변기. 화장지. 집게. 칫솔. 치약. 대서양 횡단 해저 케이블. 형질전환. 트랜지스터. 대중교통. 덫과 올가미. 운반용 썰매틀. 삼극 진공관. 터빈. 타자기.
U 방사성 동위원소의 활용.
V 백신. 진공펌프. 가상현실. 바이스. 비타민.
W 벽지. 시계. 물 펌프. 용접. 우물 파기. 바퀴. 렌치. 문자 기록.
X X선 회절 기술. X선. 제로그래피.
Y 유르트 제작. 요요.
Z 지퍼백. 지퍼. 체펠린 비행선.
물론 위의 몇몇 항목은 사소하거나 중복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두 상당히 중요했고 미리 보았을 때 자명하거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성과가 많이 빠졌을 것도 분명하다. 중요한 점은 성공한 기술 과제는 매우 많은 반면 실패한 것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준에 들어맞는 실패 사례가 떠오른다면 알려 주기 바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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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하르트 폰 미제스, 「확률과 통계의 기초에 관하여」, 《Annals of Mathematical Statistics》 12, 1941, 191쪽.
- 하랄드 크라메르, 《통계학의 수학적 모형》, 프린스턴대학교 출판부, 1951.
- B. O. 코프먼, 「직관적 확률의 공리와 대수」, 《Annals of Mathematics》 41, 1940, 269쪽.
- M. G. 켄들, 「확률 이론들의 조화에 관하여」, 《Biometrika》 36, 1949, 101쪽.
- 토머스 베이즈, 「기회의 이론에 관한 문제 해결을 향한 시론」, 《Philosophical Transactions》, 1764.
- H. 제프리스, 《확률 이론》, 클라렌던 출판사, 옥스퍼드, 1939.
- 벤저민 엡스타인·밀턴 소벨, 「지수분포에서 추출한 순서가 있는 첫 r개 관측값에 기초한 몇 가지 검정」, 웨인 주립대학교 기술보고서 제1호,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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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지 네이먼, 《수리통계와 확률에 관한 강의 및 학술회의》, 미국 농무부, 1952.
- J. L. 두브, 「측도로서의 확률」, 《Annals of Mathematical Statistics》 12, 1941.
